
예수님의 장소들(14) 『디베랴 호수 – 사명을 주시다』
(요한복음 21장 15~19절)
오늘 여러분과 함께 ‘예수님의 장소들’ 열네 번째 시간으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과 만나기로 약속하셨던 디베랴 호수(갈릴리 호수)의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만약 예수님의 사역이 십자가에서 끝났다면 우리의 여정도 예루살렘에서 멈췄겠지만, 주님은 부활하셔서 제자들을 다시 찾아가셨습니다.
디베랴 호수는 제자들에게 고향이자 생업의 터전이었습니다. 유월절과 무교절 절기가 끝난 후, 일곱 명의 제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삶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복잡했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기쁨과 평강도 있었겠지만, 불과 얼마 전 주님을 버리고 도망쳤던 기억, 특히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했던 베드로의 마음에는 깊은 회한과 상처가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밤새 고기를 잡았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때 호숫가에 서 계신 예수님께서 “그물을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셨고, 그물이 가득 차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는 베드로가 처음 부름받았던 그날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주님은 숯불을 피워 떡과 생선을 구워주며 제자들을 먹이셨습니다. 그 숯불은 베드로가 주님을 부인하던 날 쬐던 불을 떠올리게 했을 것이고, 떡과 생선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억나게 했을 것입니다. 식사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가지 중요한 말씀을 주십니다.
1.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은 베드로의 실수를 책망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으셨습니다. 지식이나 능력을 확인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오직 ‘사랑’만을 물으셨습니다. 우리 신앙의 근본은 주님을 향한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은 일을 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을 주고받는 친밀한 관계가 되기 위함입니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아시나이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연약함까지도 주님께 내어놓았습니다.
2. “내 양을 먹이라”
주님을 사랑한다면, 주님이 사랑하시는 영혼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내 양’은 교회 안에 있는 자들뿐만 아니라, 주님이 찾으시는 길 잃은 어린 양들까지 포함합니다. 주님을 향한 사랑은 이웃과 세상을 향한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3. “나를 따르라”
예수님은 베드로가 장차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지 예고하시며, 다시 한번 “나를 따르라”고 부르셨습니다. 처음 부르심보다 더 깊은 차원의 헌신입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세상 한복판으로 들어가 주님의 방식과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물으십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에 담대히 사랑을 고백하며, 우리 곁의 이웃을 돌보고, 세상 속에서 부활의 주님과 동행하시고 역사하실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