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라가면(2015.8.2)
손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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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9 10:46
산에 올라가면 (마가복음 9:1~13)
오늘 말씀에서 ‘엿새 후’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십니다. 본문에서 엿새 후로 표현하신 것은 이 사건이 엿새 전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엿새 전의 일은 마가복음 8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하시며 장차 ‘인자가 당하실 고난과 죽음,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가르치십니다.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라고 고백한 베드로였지만 장차 당하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대해서는 예수님께 항변하며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제자들을 데리고 예수님은 엿새 후에 높은 산으로 올라가십니다. 제자들을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오르신 예수님은 그들 앞에서 ‘그 옷이 광채가 나며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희게 변형’되셨을 뿐 아니라 엘리야와 모세와 함께 그들에게 나타나 더불어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엿새 후에 제자들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후에 여전히 변하지 않는 제자들 때문이었습니다. 오병이어의 빵의 문제, 장모의 열병을 치유하신 기적, 파도를 잠잠케 하신 기적의 해결자 이신 예수님이 그들의 메시아로, 삶의 해결자로 함께 하기만을 원했던 제자들의 변하지 않는 모습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제자삼아 공생애 기간 동안 함께 삶을 보이시며, 말씀으로 가르치셨지만, 여전히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변화산의 모습을 나타내 보이신 것입니다. 이 땅의 문제, 눈에 보이는 현실에 매여 있는 제자들에게 한 단계 높은 참 제자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제자들에게 십자가가 저주이고 고통이지만, 십자가 너머 부활로, 하나님 보좌의 우편에 앉으실 예수님과 다시 오실 영광의 예수님을 보여주시고 계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영광이 나의 부활과 영광이 되려면 예수님의 십자가도 나의 십자가가 되어야 합니다. 눈앞의 현실이 아닌,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부활과 소망을 나의 영광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고 고백하는 베드로와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오십니다. 우리의 신앙도 오늘 받은 은혜로 살아내는 삶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홍해의 기적을 맛보고 광야를 지나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까지 이끄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의 삶도 홍해의 기적, 광야의 만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갈 때 가나안에 들어가 하나님의 복된 백성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오늘 받은 은혜를 우리의 삶에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을 오늘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내가 짊어지고 감당해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지 깨닫고 따르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