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 (로마서 1:1~17)
바울은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롬1:16)고 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의 본명은 사울입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학자 가말리엘의 문하생 중 가장 으뜸으로 인정받았으며, 30대의 젊은 나이에 산헤드린 공회의 일원으로 법적인 일을 맡은 탁월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가문과 학문이 자랑스러웠으며 유대인들도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사울은 예수가 나무에 달려 죽었기에 저주를 받았다고 여겨서 그를 경멸했고, 예수 믿는 사람들을 수치로 여겼습니다. 예수 믿는 이들을 박해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고 잡아서 가두고 고문하였으며, 심지어 같은 헬라파 유대인인 스데반을 죽이는데 앞장서고 그의 죽음을 당연히 여겼습니다. 사울에게 예수는 자랑이 아니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으러 다메섹으로 가던 사울이, 다메섹 가까이 이르렀을 때 하늘로부터 빛이 임하였으며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는 음성을 듣습니다. 초대교회 성도 한사람이 잡혀서 박해를 받을 때마다 예수님이 박해를 받고 피를 흘리셨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고, 가족을 잃고, 모진 고통과 죽임을 당할 때마다 예수님은 아픔을 당하셨고, 또한 오래 참으셨습니다. 오랜 고통을 참고 자신을 무참히 짓밟은 인간 앞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이 사울 앞에 나타나신 것은 사울에게 부활의 몸을 보여주시고 그를 용서해 주시며 십자가와 부활의 감격을 알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죽으신 예수님을 만난 사울은 눈이 멀었습니다. 그의 생각이 무너졌으며, 그의 지성과 이론이 무너졌습니다. 예수님은 스데반을 죽이고 예수를 죽인 사울을 살려주시고,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의 깊은 용서와 넓은 사랑을 깨달은 사울은 수치로 여겼던 예수를 자랑하는 바울이 되었습니다. 바울은 모든 죄의 대속인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으며,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다시 살아나신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게 됩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롬1:17)는 바울 자신의 경험입니다.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에는 용서의 은혜와 생명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복음을 부끄러워했고 가문, 명예, 지식, 학벌이 자랑이던 사울이 오직 예수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부활을 자랑하는 바울이 되었습니다.
복음을 알아가는 깊이와 넓이가 더 할수록 그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 의로움을 깨닫게 됩니다. 바울을 바꾼 예수의 복음을 우리도 다시 만나길 원합니다. 다시 복음 앞으로, 다시 은혜 앞으로, 다시 능력 앞으로 나아가서 우리도 마음껏 예수를 자랑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지나 온 시간을 뒤돌아보며 사울과 같은 우리를 만나주신 예수에 대한 감사와 자랑이 넘치는 행복한 11월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