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_____입니다 (로마서 1장 1~7절)
초대교회 당시, 대부분의 교회는 사도들이 세웠습니다. 그러나 로마에는 사도들이 간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로마교회가 세워졌습니다. 30명에서 50명이 되는 교회가 한 5개 정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로마교회는 크게 두 개의 그룹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하나는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방인으로 기독교를 믿게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율법과 구약성경에 능통한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났습니다. 또한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지 못한 성도들은 자신들의 생각대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인원임에도 하나가 되지 않아서 교회가 혼란스러웠던 것입니다.
그 당시 황제인 클라우디우스는 오직 하나님만을 유일한 신으로 섬기는 유대인들을 골칫거리로 여겼으며, 47년에는 이들을 국외로 추방하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유대인들과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에서 추방되자 로마교회에는 이방 그리스도인들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주후 54년,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죽고 그 뒤를 이어 네로가 황제가 되면서 추방되었던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로마로 돌아왔습니다. 와서 보니 이방 그리스도인들이 로마교회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이로 인해 로마의 교회는 유대인과 이방 그리스도인 간에 분열과 갈등을 겪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로마에서 고린도로 쫓겨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롬 16:3)에 의해 로마교회의 이야기를 소상히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땅끝, 에스파냐(스페인)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로마에 교회가 바로 서야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교회가 복음으로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없기에 바울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로마서를 쓰게 됩니다. 로마서는 복음의 근간을 다루는 책이며, 로마서를 이해하는 것은 곧 성경 전체를 이해한다고 할 그만큼 소중한 책입니다. 창녀촌을 떠돌던 어거스틴을 거룩한 성직자로 변화시킨 말씀이 로마서 13장입니다.
바울은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는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붓을 들고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로마서를 시작하면서, 바울은 자신을 ‘종’(호 둘로스[ho doulos])이라고 소개합니다. ‘종’이라는 말보다는 ‘노예’가 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전쟁 포로로 끌려온 이 노예들의 삶은 비참했습니다. 그런데 학식과 학벌이 좋은 바울이 자신을 가리켜 ‘노예’라고 합니다.
바울은 한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사형을 집행하던 사람(갈 1:13)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떠한 동기 때문에 자신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하게 되었습니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잡으러 다메섹으로 가던 중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이 사건으로 바울은 이제 자유인의 길을 포기하고 노예의 길로 가겠노라고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예 생활은 강압적인 노예 생활이 아닙니다. 자발적인 노예 생활입니다. 이방인의 사도 바울(갈 1:15)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22)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죄의 종이었던 바울을 의의 종으로 바꾸시고, 사형 집행관에서 생명을 살리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신 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바울과 어거스틴을 있게 해주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입니다. 그리고 이 은혜에 감사하면서, 또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6.25 참전 용사들께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안중교회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