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일까요” (요한복음 10:22~30)
본문의 배경은 수전절입니다. 이 절기는 주전164년 경,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행했던 절기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을 정복한 수리아는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게 했고, 할례를 받지 못하게 했습니다. 심지어는 유대인들이 불결한 짐승으로 여기는 돼지를 하나님의 성전에 갖다가 놓았습니다. 유대인들은 할례를 받고 안식일을 지킴으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신앙적 정체성을 가졌습니다. 마카비들은 이러한 정체성을 지키게 위해 투쟁하였던 사람들입니다. 안식일을 지키고, 3대 절기와, 수전절을 지키는 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귀한 양으로 택함을 받는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천 명의 인파들이 디베랴 광야에서 굶주림을 겪을 때, 예수님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일곱 광주리로 차고도 남을 만큼 공급하셨습니다(막 8:14-21; 마 16:5-12). 하나님은 광야생활 40년 동안 메추라기와 만나를 공급해주셨습니다(출 16:35; 신 8:16; 수 5:12).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그리스도다. 너의 삶의 해답이다. 나에게 오면 네 영혼의 굶주림이 해결된다는 것을 나는 보여주었다. 내가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듣고 배운 모든 것을 너희들에게 보여주었다(요 6:45).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믿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아들인 나의 양도 아니고, 하나님 아버지의 양도 아니다.’
유대인들은 스스로 하나님의 양이라, 하나님의 선민이라 자랑스럽게 여겼던 사람들입니다. 전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들은 회당을 세우고, 할례를 하며, 십일조와 구제를 합니다. 쉐마를 날마다 외우고, 안식일을 지키며, 모든 절기를 빠짐없이 지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너희들은 하나님의 양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종교 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양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그의 음성을 들어야 하나님의 양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내 양은 이러하다’라는 말씀을 세 개의 동사로 표현하십니다. 첫 번째 동사는 ‘듣다’(hear)입니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듣는다. 내 음성을 들을 줄 안다. 그리고 내 음성을 듣고 간다.’ 우리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있나요? 두 번째 동사는 ‘알다’(know)라는 것입니다. ‘나는 그를 안다. 나는 내 양을 안다. 양들도 나의 말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세 번째 동사는 ‘따르다’(follow)입니다. ‘내 양은 나를 따라간다. 나와 동행한다.’ 예수님은 이 세 개의 동사에 충실한 이들이 ‘나의 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소경은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따라갔습니다. 예수님은 ‘그가 눈먼 것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인함’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소경은 예수님의 음성을 들음으로 육신의 눈도 열리고, 영혼의 눈도 열렸습니다. 소경은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예수님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 소경은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님과 동행하는 양의 삶을 산 것입니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양이 되어서 목자와 함께 동행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든 성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풍성한 가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