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분이 무엇일까 (레위기 2:1~3, 베드로전서 2:9)
오늘 본문은 성전제사법을 설명하면서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제사장에게 기름을 부어 세웠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유대인의 사고에 의하면, 기름은 물위에 뜨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사장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드러나는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모습, 즉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삶을 살고 하나님을 섬기는 모범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두각’(頭角)을 나타내는 것과 같습니다. 머리에 뿔이 달려 있으면 잘 드러나 보이듯이 하나님을 섬기는 데 있어서 두각을 나타내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제사장 본연의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많은 나라들 중에서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출 19:5,6)로 삼으신 것은 세상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보고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배우도록 한 것입니다. ‘아하, 하나님을 저렇게 섬기고 살아가는 것이구나!’ 이스라엘이 선택된 것은 선민이라는 특권의식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책임의식에 무게를 둔 부르심입니다. 이런 원리로 12지파 중에서 레위지파가 성전을 섬기는 제사장 지파로 선택되고, 레위지파 중에서 아론 자손에게서 대제사장이 선별되었습니다. 제사장은 그저 성전제사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사명 즉,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모범을 보여서 진정한 제사장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벧전 2:9a) 라고 선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받은 성도는 기름 부음을 받은 하나님의 제사장입니다. 그리고 어두운 세상에 하나님의 구원의 빛을 선전하기 위해 거룩한 삶의 모범을 보이는 아름다운 신분을 가진 존재입니다.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b)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친지들을 대할 때 ‘왕 같은 제사장’처럼 삶의 모범을 보이고 섬기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역시 다르다는 칭찬을 받기 바랍니다. 믿음은 모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비난거리가 아니라 자랑거리가 되는 것입니다. 믿음과 삶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믿음과 삶의 모범을 통해 가정마다 행복한 추석, 풍성한 한가위가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