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의 장소들(12) 『예루살렘 – 성을 보시고 우시다』
(누가복음 19장 36~46절)
오늘 우리는 종려주일을 맞아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장면을 함께 묵상합니다. 예수님은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후 갈릴리에서 사역하시다가 이제 인류 구원의 마지막 발걸음을 예루살렘으로 옮기셨습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중심지이자 거룩한 도성이지만, 주님께서 그곳을 바라보며 보여주신 모습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1. 성으로 가시며 찬송을 받으시다
예수님께서 감람산 내리막길에 이르셨을 때, 수많은 무리가 겉옷을 길에 펴고 큰 소리로 찬양했습니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사람들은 주님이 행하신 능력을 보고 메시아로서의 기대를 품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이 찬양을 멈추게 하라고 했지만, 주님은 "이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고 하시며 온 만물의 창조주이자 구주로서 그 경배를 당연히 받으셨습니다.
2. 성을 보시고 우시다
영광스러운 환영 속에 입성하시던 주님은 성에 가까이 이르러 갑자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화려한 도성과 성전 이면에 가려진 비극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예루살렘이 참된 평화의 길을 알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결국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무너질 그 도성의 운명과, 곧 주님을 배반할 군중들의 무지를 긍휼히 여기셨습니다. 화려한 인간의 문명과 제도는 결국 무너질 것이나, 주님은 그들을 정죄하기보다 긍휼의 마음으로 바라보셨습니다.
3. 성전의 부조리를 정화하시다
주님은 멸망할 성이라 해서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 한복판인 성전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당시 성전은 장사치와 권력자들이 결탁하여 ‘강도의 소굴’이 되어 있었습니다. 주님은 상을 엎으시고 그들을 내쫓으시며 성전 본연의 거룩함을 회복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거룩함을 가로막는 위선과 우상숭배를 드러내신 것입니다. 주님은 그곳에서 날마다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시며 참된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
4. 성에서 고난당하시고 죽으시다
성전 정화는 결국 대제사장들의 분노를 사서 주님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주님은 이미 이 모든 고난과 죽음을 예고하셨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세운 시스템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합니다. 주님은 건물이 아닌 당신의 몸을 허물어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만이 인류의 죄성과 악함을 해결하고, 이 땅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시작하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고난주간, 우리는 예수님처럼 세상을 긍휼의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소망을 잃어가는 이 시대를 향해 주님의 마음을 품읍시다. 단순히 겉모습을 바꾸는 것을 넘어, 우리를 위해 죽으신 주님의 구속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며 신실한 믿음을 지킵시다. 우리 삶의 진정한 왕이신 주님만을 찬송하며 고난의 길을 함께 걷는 한 주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우리도 삭개오처럼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기를 바랍니다.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더라도, 주님 안에서 삶의 목적과 기쁨이 달라지는 구원의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넘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