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교회되게
누가복음 4:16 ~ 24
최근에 한국교회 예배당은 기독교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교계 밖에서도 동시에 건축물의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교회의 예배당들이 건축문화대상에 입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예배당 건축에 있어서 정수를 보여주는 유럽의 성당들은 당대에 건축예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유럽교회의 예배당들은 교회적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예배드리기 위해 찾아오는 성도들의 발걸음 대신에, 관광객들의 발자국 소리가 예배당을 채우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교회는 높은 예배당 높이를 이용해 예배당 안에 암벽 등반 시설까지 설치한 곳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예배당이 아파트로 개조되어 고급 아파트로 팔리기도 하고, 스포츠 센터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교회 건물은 시대가 바뀌면서 다른 용도로 전용되기도 합니다. 보이는 교회건물은 언제든지 이와 같은 변화를 겪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교회의 건축 양식도 바뀌고, 교회 건축을 둘러싼 공동체의 문화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영원히 천국에 이어질 보이지 아니하는 교회는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예수님의 신부로서 어떤 상황과 시대변화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교회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와같이 교회가 순결하고 정결한 신부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교회를 진정으로 교회되게 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지니고 있어야 교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 승천 재림이라는 복음을 강조하지 않으면 교회라 할 수 없는 것이며, 복음증거에 최우선 순위를 두지 않으면 교회라 할 수 없습니다. 계주팀에게 선수들 사이에서 달리기 실력 다음으로 중요한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바톤터치’기술입니다. 왜냐하면 달리기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바톤을 주고받는 기술이 없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마가의 다락방에서 출발한 교회가 초대교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꼭 움켜쥐고 놓치지 않아야 하는 바톤이 무엇이겠습니까? 신앙의 경주를 하는 교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명의 바톤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복음전도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나사렛 지역 회당의 사람들은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힘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신앙의 규례가 잡힌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회당에 왔을 때에 말씀 맡은 자가 와서 이사야 말씀을 예수님에게 가져올 정도로 아주 잘 조직된 회당 회중이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말씀을 읽었을 때에 그들의 반응은 은혜스러웠습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아주 적극적인 예배자였습니다. 이만하면 교회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조건이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의 교회라 인정받지 못했던 것은 그들 가운데 복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가운데 복음의 강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가운데 복음이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사렛 회당의 회중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뻐하며 들었지만, 후에는 결국 예수님을 배척하고야 맙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지, 메시야로 구주로 영접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는 믿음의 고백을 하지 않았습니다.
겉모습으로 보기에 나사렛 회당의 공동체는 잘 조직되었고, 각자가 자기의 사명을 감당하는 회중들이었지만 정작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하는 회중이었습니다.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은 좋은 건물도 아니요, 잘 조직된 회중도 아닙니다.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원동력, 그것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영접하는 고백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들의 가슴속에 심어가는 복음전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중교회를 위해서 예비하신 수많은 은혜와 은총과 기적을 맛보는 중에 우리가 더욱 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내세우고, 복음을 드러내며, 복음을 위해서 우리가 죽기까지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주께 충성을 보여 드릴 수 있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조석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