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절의 예수 (마가복음 10:32~45)
고난을 거쳐 부활을 맞이하는 것처럼, 오늘부터 4주간 이 땅에 오신 예수님,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신앙의 표현으로 대강절을 지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갈릴리를 떠나 예루살렘을 향해서 걸어가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예루살렘은 유월절을 지키는 곳이지만, 예수님에게는 처절한 십자가의 죽음이 기다리는 곳입니다. 이제 약 2주정도 남짓한 마지막 삶을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걷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죽을까 VS 어떻게 잘 살까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직업이며 재산도 다 버린, 대단한 헌신의 사람들입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자신이 예루살렘에서 당할 능욕과 죽음에 대해 말씀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죽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는 겁니다. 3년 동안 함께한 제자들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주님이 가시는 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드릴까” 라고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배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은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원하느냐는 예수님의 물음에 “영광의 자리에 우리를 앉혀 달라”고 합니다. 십자가를 짊어질 죄인의 자리로 가시는 예수님에게, 영광스러운 자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죽을까’를 고민하는 예수님과는 전혀 달리 제자들은 ‘어떻게 잘 살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님과 제자들은 함께 걷지만 동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지만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진 제자들 때문에, 예수님의 걸음은 더욱 외롭습니다. 형편없는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에게는 없나요?
어떻게 대강절을 준비해야 하나요? 다른 제자들도 영광의 자리를 원하기에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한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로마의 권세를 가진 이방인들과 너희가 다를 바 무엇이냐”고 하십니다. 사람들을 섬기고 많은 이들에게 목숨을 대속물로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 그분을 바로 아는 사람만이 진정 주님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며, 그들이 있는 자리가 주님을 만나는 자리가 됩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하나님은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셨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주셨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자들을 위해 예수님은 영원한 축제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왕 중의 왕으로 다시 오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번 대강절,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섬기겠다고 다짐하신 예수님과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예수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고 만나는 대강절이 되어 한주씩 지나면서 주님 오심을 나타내는 촛불이 여러분의 가슴 속에도 밝혀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