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큰 자인가(2015.8.23)
손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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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0 12:40
누가 큰 자인가 (마가복음 9: 33-37)
오늘 본문에서 가버나움의 한 집에 머무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너희가 길에서 서로 토론한 것이 무엇이냐?” 예수님의 물음에 제자들은 정작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가버나움으로 오던 길에서 서로 ‘누가 크냐?’로 심각한 쟁론을 벌인 제자들은 잠잠하였습니다. 이미 토론의 내용을 알고 계신 예수님은 열두 제자에게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고 말씀하시며, 어린아이 하나를 데려다가 제자들 가운데 세우시고 안으시며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함이 나를 영접함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길은 제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길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십자가의 길은 이 땅의 왕, 정치적 메시아를 꿈꾸는 제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길이었습니다. 그 당시 십자가의 죽음은 가장 천시 받는 고난의 길이며, 저주받은 죽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앞두시고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사람의 끝이 되며,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은 존귀와 영광을 받으셔야 할 분이셨지만, 죄인 된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기준은 하나님 나라의 본질과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다릅니다. 세속적 방법을 따르는 삶이 아니라 말씀을 따르는 삶,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선은 물의 성품과 같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 섬김의 길은 물처럼 아래로 흐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리다툼의 쟁론 속에서 서로 불만, 불평, 시기로 굳어지고 얼어붙은 제자들의 마음이 녹아지고 풀어져서 은혜의 강물로 흘러가기를 원하십니다. 제자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녹아지고 성령의 강물처럼 예루살렘과 사마리아, 땅 끝까지 흘러가는 자들이 되도록 변화시켜주셨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원망하지 말고, 집착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흐르십시오. 예수님처럼 낮은 자리, 섬김의 자리로 물처럼 아래로 흘러가십시오. 이 세상을 이기며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의 길, 생명의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