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있는 자들 : 팔복 강해(7) 『마음이 청결한 자들』
(마태복음 5장 1절~10절)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여기서 강조되는 복은 단순히 ‘평화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평화는 기다린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갈등의 한가운데로 들어가야 하고, 오해와 상처를 끌어안아야 하며, 때로는 자신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다리를 놓는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런 이들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신다고 하십니다.
초대교회에서 이 말씀을 삶으로 실천한 인물이 바로 바나바입니다. 그는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였으며,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벽을 넘어 복음을 연결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바울이 회심하였을 때 많은 제자들이 그를 믿지 않았지만, 바나바는 사도들에게 바울의 변화를 증언하였습니다(행 9:27).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무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교회 안팎의 갈등을 화해로 이끄는 데 헌신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단지 화평을 누릴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맡기셨습니다.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우리에게 화목의 말씀을 부탁하셨느니라.”(고후 5:18-19)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은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 은혜를 받은 우리는 이제 세상과 이웃, 공동체와 가족 속에서 화목을 이루는 사명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화평을 이루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무시당하고, 때로는 갈등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사야 41:10의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하나님은 화평의 길을 가는 이들과 동행하십니다. 바나바가 교회 안에서나 선교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때에도, 하나님은 그를 붙들어 주셨고, 그의 사역은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사역하던 시절, 북아프리카의 무슬림 종족인 풀라족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복음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 미전도 종족이었습니다. 문화와 언어, 종교가 모두 달랐고, 예수님의 이름조차 낯설었으나 놀랍게도, 그들의 공동체 안에도 ‘샬롬’을 갈망하는 마음, 진정한 평화를 향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함께 나누고, 기도하면서 깨달았습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의 삶은 단지 개인적인 갈등을 넘어서, 예수님의 복음을 통해 이방인과 하나님 사이의 다리를 놓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안에 하나님의 동행과 은혜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화평하게 하는 자’로 부름받았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갈등과 분열로 아픕니다. 교회도, 가정도, 사회도 누군가의 중재와 용서, 이해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바나바처럼, 주님처럼 화평을 만드는 자로 설 때, 예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부르실 것입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며, 참된 복입니다. 하나님께서 평화의 복을 내려 주시고, 화평하게 하는 자로 여러분을 세우시길 축원합니다.